[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대웅제약이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이 신장염의 예방과 치료에도 잠재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할 경우 빠른 적응증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3일 특허청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신장염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적 조성물'에 대한 특허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조성물은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기전을 보유한 베르시포로신으로, 다양한 생체 내·외 실험을 통해 신장염의 예방 및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PRS는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aminoacyl-tRNA synthetase; ARS) 패밀리 효소 군 중 하나로 단백질 합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RS를 저해하면 모든 세포의 생장과 성장을 억제할 수 있어, 항생제나 세포 과발현으로 인한 질병의 치료제 타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장염은 신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광범위하게 이르는 것으로, 염증의 원인으로는 세균에 의한 염증과 면역 반응에 의한 염증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사구체신염 등은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주로 면역억제제가 치료제로 쓰인다.
면역 체계 교란이 신장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대웅제약은 '베르시포로신'이 신장염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를 억제해 질병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세포 실험과 생쥐 실험을 진행,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회사 측의 출원명세서에 따르면, 신부전의 주요 인자로 알려진 CD4 양성, CD8 양성 T 세포에 '베르시포로신'을 처리하면 세포 증식이 억제되고, 감마 델타 T 세포(gdT)의 주요 인자인 인터루킨-7(IL-7) 사이토카인이 저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데닌 식이 요법으로 신부전을 유발한 생쥐모델에서는 '베르시포로신'을 경구 투여하자 신장 기능 악화와 신장 조직 내 콜라겐 과도축적이 용량 의존적, 유의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구체신염 생쥐 모델에서는 단백뇨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손상된 사구체 조직에도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사람의 신장 조직을 이용한 세포 실험에서 '베르시포로신' 처리 후 콜라겐, 피브로넥틴(Fibronectin), αSMA 등 섬유화 인자들이 저해되는 것으로 나타나 후속 적응증 추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세계 최초 PRS(Prolyl-tRNA Synthetase)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 작용을 감소시켜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인체는 콜라겐 부족 시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베르시포로신'은 환자의 생명 유지에 필요한 범위까지만 콜라겐 생성을 억제해 섬유화를 완화한다. 이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약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